오늘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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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SLIP #1 기록을 바꾸는 건, 환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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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앱을 켜고, 회의 중에 흘러나온 인사이트를 단톡방에 남기고, 퇴근하고 나면 오늘 했던 말 중에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을 다시 쓰는 습관 같은 거.
하지만 단편적인 기록들은 어디에나 남고, 어디에도 쌓이지 않았다.
나의 기록은 산발적이고, 문서화되는 건 일의 영역이지 개인의 영역은 텅텅 비어있었다. 기획이 Job인데, 나를 기획해본 적은 없었다는걸 깨달았다.
 

작심삼일의 기록들

기록을 하긴 한다. 근데 매번 다른 데다 한다.
어느 날은 종이에, 또 어떤 날은 Notion, 다른 날은 아이폰 메모, 가끔은 슬랙 DM, 어쩌다 각잡고 Obsidian. 기록을 체계적으로 남겨야지! 하고 마음 먹었다가도 작심삼일. 다시 또 산발적인 기록과 휘발되는 기억 속으로 돌아가는게 일상이다.
 
어떻게 하면 기록을 잘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기록을 하고 있나. 고민하던 와중에 좋아하는 유튜버가 글감들을 슬랙을 이용해서 남긴다는 말을 들었다.
슬랙을? 기록용으로?
 
이야기를 듣자마자 재밌겠다 스위치 온. 그 날로 개인 워크스페이스를 만들었다. 핸드폰에도, 업무용 슬랙에서도 업무용 워크스페이스와 나란히 개인 워크스페이스를 로그인 해두고. 단편적인 생각들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이어지지 않는 조각들이라도 좋아, 일단 한군데로 모아보자고!
 
책, 영화, 노래, 아티클, 누군가의 인터뷰 등에서 만난 좋은 문장들을 기록하는 채널을 분리하고 일상의 혼잣말, 일기, 짧은 회고를 위한 채널을 분리했다.
 
2025-06-26 11:34 #조각-일상 아 벌써 배고프다. 점심 언제먹지 2025-07-25 09:34 #조각-문장들 노예를 보는 것은, 범죄란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상기시켜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이런 작은 조각들을 남기는데까진 왔는데, 여전히 블로그나 옵시디언으로 옮겨 더 깊은 생각을 확장하거나 로그들을 통합해서 관리하기는 어려웠다. 뭔가 “각잡고” 시작해야할 것 같은 마음 때문에 더욱 미루게 되었다.
 
문제는 나의 의지가 아니라, 환경에 있는 게 아닐까?
 

오늘의 조각을, 내일의 기록으로

 
마침 Obsidian으로 저장소를 옮기던 와중이고, 기획서를 작성하던 Confluence나 Notion 사용으로 익숙해진 마크다운 기반 문서.
 
그래서 슬랙 메시지를 마크다운으로 추출해 옵시디언으로 취합하기로 결심했다. 완전한 개인용 미니웹앱으로. 오늘의 SLIP이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오늘의 조각을, 내일의 기록으로.
 
하루 동안 슬랙에서 흘러나온 생각의 조각들을 문서로 정리하여 옵시디언으로 옮겨 가기. 옵시디언에서 확장하고 싶은 글감이나 인사이트를 링크해서 관리하기.
일종의 ‘기록 루틴’을 위한 작은 다리 를 만들어 작심삼일에서 벗어난 기록 환경을 설계하기로 했다.
 

프로덕트를 넘어, “나”를 설계해보기

사실 이건 사이드 프로젝트이기도 했지만,
‘기획자’인 내가 직접 설계하고, 직접 만들어보는 루틴 설계 실험이기도 했다.
바이브 코딩 유행처럼, ChatGPT랑 같이 빠르게 구조를 짜고, 흐름을 구상하고, 실제로 기능을 만들기 시작했다. 프론트엔드 개발 경험이 짧게 있던 것도 도움이 됐다.
GPT가 작성한 초안을 바탕으로 기능이나 컴포넌트를 쪼개고, 일부 로직을 직접 수정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의 Slip - 📖 Narrative

이 프로젝트는 기능 개발이 목적이 아닌, 한 개인의 기록 루틴을 설계하는데 목적을 두고있다.
하루 동안 슬랙에서 흘려보낸 말들 중에는, 종종 깊이 있는 생각과 아이디어가 섞여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기록되지 않고 사라진다.
이 앱은 그러한 메시지들을 ‘기록’의 단계로 옮긴다.
클릭 몇 번으로, 사용자는 자신의 슬랙 메시지를 .md 파일로 저장하고, 옵시디언이라는 강력한 지식 툴로 가져와 확장 글쓰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기록은 개인 블로그로 이어지고, 단상은 글이 된다.
이 웹앱은 그냥 슬랙 추출 툴이 아니라 글쓰기 루틴을 설계하는 ‘기록 루프’의 시작점이다.
 

마무리하며

오늘의 SLIP은 나의 PainPoint를 해소해줄 솔루션이자, 기록 루틴을 실험해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다.
  • 내가 매일 슬랙에 남긴 조각들을
  • 내가 직접 골라내고,
  • 마크다운 형식으로 추출해서
  • Obsidian에 저장하는 루틴
매일 일기를 쓰거나,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정리하는 습관을 만들기 어려웠던 나에게 다른 방식의 기록을 제안해보는 지극히 개인적인 프로젝트.
다음 글에서는 이 흐름을 실제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고민들을 하고 실제 기능은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작업 과정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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